
줄거리 – 이번 시즌은 보다가 몇 번이나 숨을 고르게 됩니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는 시작부터 이전 시즌과 결이 다르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밝은 80년대 모험물의 분위기는 한 발 물러나 있고, 대신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깔려 있습니다. 처음 몇 화를 보면서 “아, 이건 더 이상 아이들 모험담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야기는 여러 공간으로 흩어집니다. 호킨스에 남은 아이들, 캘리포니아로 떠난 일레븐, 그리고 러시아 수용소에 갇힌 호퍼. 각각의 이야기가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상하게도 긴장감은 계속 이어집니다. 조금 정신이 없기도 했습니다. 솔직히요.
이번 시즌의 핵심은 ‘업사이드 다운’ 그 자체보다는, 그곳이 사람의 마음속 상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입니다. 베크나라는 존재는 괴물이기 전에, 트라우마의 형상처럼 느껴집니다. 공포가 점프 스케어로 끝나지 않고, 심리적으로 오래 남습니다.
일레븐은 힘을 잃은 채로 자신의 과거와 다시 마주합니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길고, 느립니다.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저는 이 부분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이 아이가 어떤 대가를 치르며 ‘영웅’이 되었는지 이제야 제대로 보여주는 느낌이었거든요.
후반부로 갈수록 각각의 서사가 하나로 수렴됩니다. 음악, 편집, 감정선이 동시에 몰려옵니다. 특히 마지막 두 화는 영화 한 편을 연달아 본 기분이었습니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즐거웠다기보다는, 많이 소모된 느낌이었습니다.
등장인물 – 다 컸는데, 그래서 더 위험해 보입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아이들이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마이크, 더스틴, 루카스 모두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웃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가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마음이 좀 쓰였습니다.
일레븐은 여전히 이야기의 중심이지만, 전능한 존재는 아닙니다. 무력해지고, 흔들리고, 자주 무너집니다. 이 시즌의 일레븐은 가장 인간적이어서 가장 아픕니다. 보면서 몇 번이나 “그만 좀 힘들게 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스는 이번 시즌의 숨은 중심인물이라고 느꼈습니다. 말수가 줄고, 혼자 있으려 하고, 계속 도망치려 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더 무서웠습니다. 베크나에게 쫓기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숨을 멈추게 되더군요.
호퍼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러시아 수용소라는 극단적인 환경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아버지이자 보호자로 남아 있습니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가장 많이 부서진 인물인데 그래서 더 믿음직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인물들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에디는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조금 과장된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그의 선택은 이 시즌의 정서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리뷰 – 재미보다 먼저, 감정이 밀려오는 시즌입니다
시즌 4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길고, 무겁고, 친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변화가 필요했다고 느꼈습니다.
공포 연출은 확실히 한 단계 올라갔습니다. 단순히 놀라게 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리는 방식입니다. 특히 음악과 공포를 결합한 연출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다만 모든 이야기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루지는 않습니다. 몇몇 파트는 길게 느껴지고, 중간중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상하게 건너뛰지는 않게 되더군요.
이 시즌을 보면서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것입니다. “이 아이들을 더 이상 예전처럼 볼 수 없겠구나.” 성장은 반갑지만, 동시에 아픕니다. 이 시리즈가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 실감 났습니다.
결론을 딱 잘라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기묘한 이야기 시즌 4」는 시리즈 전체의 방향을 바꾼 분기점이라는 점입니다. 보고 나면 이전 시즌을 다시 보게 되고, 다음 이야기가 조금 두려워집니다.
아마도 이건 단순한 괴물 이야기가 아니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