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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머> 줄거리·등장인물·리뷰 총정리

by 손송의리뷰 2026. 1. 2.

넷플릭스 &quot;다머&quot; 관한 사진

줄거리 – 이건 범죄 이야기라기보다, 계속 외면된 시간에 대한 기록 같습니다

 

넷플릭스 「다머」는 시작부터 불편합니다. 자극적인 음악도 없고, 빠르게 몰아치는 편집도 없습니다. 대신 아주 천천히, 너무 차분하게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그래서 더 무섭습니다.

이 드라마는 연쇄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범죄를 따라가지만, 범죄 자체를 소비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사건 하나하나를 보여주기보다는, 그 사건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반복될 수 있었는지를 집요하게 들여다봅니다.

다머는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고, 늘 혼자입니다. 이웃들과도 거의 말을 섞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존재는 수많은 사람들 눈앞에 있었습니다. 보였지만, 아무도 제대로 보지 않았던 사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관점은 계속 이동합니다. 다머의 어린 시절, 그의 가정, 피해자들, 이웃, 경찰. 그 과정에서 자꾸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개인의 악으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

특히 반복해서 등장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이웃이 신고하지만 무시당하고,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공포의 상당 부분은 범죄가 아니라, 방치에서 나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다머의 범죄보다, 그를 둘러싼 사회의 태도가 더 크게 보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끝까지 봐도 개운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그게 의도였을 겁니다.

 

등장인물 – 악인보다 더 오래 남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제프리 다머를 연기한 에반 피터스는 굉장히 절제되어 있습니다.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과장된 광기를 보여주지도 않습니다. 그저 공허하고, 비어 있고, 감정이 어딘가 고장 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더 불편합니다.

이 다머는 ‘괴물’이라기보다, 시스템 속에서 방치된 인간처럼 느껴집니다. 물론 그의 범죄는 용서될 수 없습니다. 그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단순한 악마화로 도망치지 않습니다.

다머의 아버지와 어머니 역시 중요한 인물입니다. 이들은 아들을 사랑했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은 늘 어긋나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왜 몰랐을까”를 반복하지만, 보면서 저는 “정말 몰랐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이웃이자 피해자 가족인 글렌다 클리블랜드는 이 작품의 양심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계속 문제를 제기하고, 계속 목소리를 냅니다.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습니다. 이 인물이 실존했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경찰과 제도 속 인물들은 대부분 무기력하거나 무책임합니다. 악의를 가진 것 같지는 않은데, 결과적으로는 가장 큰 방패막이가 되어버립니다. 이게 가장 씁쓸했습니다.

 

리뷰 – 보고 나서 추천해야 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드라마는 보기 쉽지 않습니다. 잔인해서라기보다는, 계속 마음을 갉아먹기 때문입니다. 한 화 보고 쉬었다가, 다시 재생하게 됩니다.

연출은 굉장히 건조합니다. 감정을 조작하지 않고, 눈물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시청자가 더 많은 감정을 떠안게 됩니다.

이 작품이 논란이 된 이유도 이해가 갑니다. 가해자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건 아닐까, 피해자들은 충분히 존중받았을까. 보면서 저도 몇 번은 불편했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보게 된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한 연쇄살인범의 기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회가 어떻게 실패했는지에 대한 보고서에 가깝습니다.

결말부에 다다르면 통쾌함도, 해소도 없습니다. 남는 건 질문뿐입니다. 왜 이렇게 오래 방치되었는지, 왜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묻혔는지.

추천을 하자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볼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외면했던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을 때, 이 드라마는 분명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리고 그 인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